스물 여덟째 주에 이어서 이번 회 음반 추천은 브람스와 슈트라우스를 다루어 보고 각 곡 마다 2개의 음반을 추천하겠습니다. 대신 잘 알려지지 않거나 최근에 녹음된 앨범을 위주로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브람스 같은 경우 카라얀/베를린 필하모닉, 슈트라우스 또한 숄티/시카고 같이 영원한 명반은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 전세계 오케스트라의 수준과 녹음 기술의 질적 향상으로 훌륭한 음반이 많이 출시되었기에 그 중 꼭 추천하고 싶은 음반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녹음된 브람스 교향곡 1번 (유럽):
리카르도 샤이/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Ricardo Chailly/Gewandhausorchester Leipzig), 2013년 -샤이와 라이프치히는 모든 브람스 오케스트라곡을 녹음하는 프로젝트를 했었는데요, 특히 교향곡 1번은 아주 깔끔하면서도 강렬합니다. 2악장 솔로는 아주 감미롭고 바이올린 멜로디와 밸런스도 잘 맞습니다. 4악장 호른 솔로는 웅장하면서 요즘 트렌드에 더 어울리는 소리로서 공부용으로도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호른 색션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전체도 훌륭하고 확실하게 브람스의 정서를 잘 담아냈습니다. 솔로 목관/금관 뿐만 아니라 현악 색션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음악을 우선시한 노력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많은 영감을 주는 연주입니다.
최근에 녹음된 브람스 교향곡 1번 (북미):
안드리스 넬슨스/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Andris Nelsons/Boston Symphony Orchestra), 2017년 – 넬슨스 또한 보스턴의 상임 지휘자가 되면서 브람스 뿐만 아니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샤이/라이프치히 녹음이 각 오케스트라 악기의 소리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녹음 했다면 넬슨스/보스턴 녹음은 오케스트라 전체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홀에서 섞이는 색깔을 위주로 녹음 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스턴 심포니 홀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홀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아름다운 홀에서 각 악기들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2, 4악장 솔로는 당연히 훌륭하고 21세기 오케스트라 실력이 60-70년대에 비해 월등히 발전한 것을 뚜렷이 나타내주는 음반입니다.
최근에 녹음된 “틸” (유럽):
발레리 게르기예프/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Valery Gergiev/Münchner Philharmoniker), 2019년 – 올해 출시된 녹음이죠? 보통 많은 “틸” 녹음에서 저음이 뛰어난 솔로를 찾기 힘든데 이 녹음은 아주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케스트라 역시 정말 뛰어난데요, 특히 플릇과 타악기가 특출납니다. 요리조리 온갖 말썽을 부리고 다니는 틸 오일렌슈피겔의 캐릭터를 제대로 묘사하고 특히 마지막 틸이 단두대를 피해 도망가는 모습 (온 오케스트라가 같은 8분음표 리듬으로 크레셴도하는 부분)은 제가 개인적으로 들어본 녹음 중 제일 깔끔합니다! 강추합니다!
아주 최근은 아니지만 추천하고 싶은 “틸” (유럽):
로린 마젤/바이에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Lorin Maazel/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1996년 – 20년이 넘은 녹음이라 이번 주에 추천할 지 고민했는데 다시 들어보고 너무 좋아서 올립니다. 수석호른은 물론 드물게 3번 호른 솔로도 아주 훌륭합니다. 오케스트라도 독일에서 톱 티어에 들어가는 만큼 높은 수준의 기량을 보여줍니다. 특히 현악 색션 소리가 아주 풍부하고 음악적으로 연주해서 전체적 분위기를 잘 살립니다. 마젤 특유의 해석도 아주 듣기 즐겁고 오케스트라 내에서 좋은 밸런스가 무엇인지 배우기에 아주 좋은 녹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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