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지난 주에 이어서 줄리아드 음악원과 노스웨스턴 음대에 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두 학교는 교수진에 대한 설명이 더 많아서 글이 꽤 길어졌습니다.
줄리아드
교수진: 쥴리 랜즈맨 (Julie Landsman)과 에릭 랄스키 (Erik Ralske) 선생님께서 양대산맥을 이루고 계십니다. 그 외에 아메리칸 금관 5중주의 호른주자 에릭 리드 (Eric Reed)와 지난 주에 소개한 커티스의 몬톤 (Jennifer Montone) 선생님도 교수진에 계십니다.
랜즈맨 선생님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26년간 수석주자로 활동하신 분으로 유명하죠. 이 분은 연주자가 본인의 감정을 진실되게 음악을 통해 표현하는 것을 최우선시 하십니다. 명상과 정신집중을 통해 음악이 표현하고자 싶은 의미를 찾고 느끼는 것을 위주로 가르치시죠. 테크닉과 기본기는 카루소 메소드 (Caruso Method)를 통해서 지도합니다. 카루소 메소드는 원래 과도한 연주로 부상당한 연주자들의 재활을 목적으로 카마인 카루소 선생님께서 제작하신 방법입니다. 미국에서 이 방법으로 기본기를 다지시는 선생님은 랜즈맨 선생님과 그분의 제자들이죠. 몬톤 선생님과 리드 선생님도 랜즈맨 선생님의 제자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철학은 비슷합니다. 보통 랜즈맨 선생님과 학부과정을 공부한 후에 석사를 몬톤이나 리드 선생님께 간다고 합니다.
랄스키 선생님은 뉴욕 필하모닉에서 3번 호른주자를 역임하셨고 지금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수석주자로 계십니다. 이 분은 모든 음이 음악적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두시고 학생들이 연주 할 때 음악의 스타일과 캐릭터를 살려내는 것에 집중하십니다. 테크닉에 대해서는 각 음악적 요소의 극 (세면 아주 세게, 여리면 아주 여리게)을 넓혀 가면서 연주 할 때에는 모든 것이 쉽게 느껴지도록 연습을 권하십니다. 마찬가지로 리듬을 통해 음악의 프레이징을 이어 나가는 철학도 뚜렷하십니다.
스튜디오 크기: 평균 14-20명 사이 (랜즈맨 5-7명, 랄스키 7-10명, 리드/몬톤 2-3명)
장학금: 장학금을 주기는 하지만 커티스나 콜번 같이 전액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드뭅니다.
도시: 뉴욕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미국의 문화 중심지죠. 볼 것, 먹을 것, 할 것 많고 아주 재미있는 도시입니다. 링컨 센터에 있는 오페라, 필하모닉, 발레 모두 아주 뛰어난 공연을 항상 접할 수 있고요. 다양한 문화를 손쉽게 체험할 수 있고 유익한 경험 또한 많이 축적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장점: 세계의 탑 명문대인 만큼 학교가 제공하는 정보와 기회는 으뜸입니다. 특히 줄리아드 도서관은 엄청난 양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레슨과 보통 수업 외에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다른 음대들 보다 훨씬 앞서 있죠. 오케스트라 프로그램도 확실히 강하고 커티스와 콜번의 경우와 마친가지로 아주 훌륭한 오케스트라들이 학교와 바로 이웃한 링컨 센터에 집합되어 있죠. 랜즈맨 선생님이 미국 호른 사회에서 미치는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랜즈맨 선생님의 눈에 띄면 뉴욕 외에도 기회를 많이 더 빨리 잡을 수 있고 인지도 또한 높이기 쉽죠.
단점: 장학금이 빈약하고 생활비도 비싸다는 점이 아마도 유학생들에게는 제일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바쁜 환경에서 쉽게 피로해질 수 있고 스튜디오도 크다 보니 경쟁률도 다른 학교에 비해서 치열합니다. 대도시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큰 학교를 다니면서 생기는 압박감이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스웨스턴 비넨 음대
교수진: 게일 윌리엄스 (Gail Williams) - 게일 윌리엄스 선생님은 시카고 심포니에서 부수석을 부신 커리어로 유명해지셨습니다. 특히 성차별이 심했던 시절 가뜩이나 완고하고 자부심 강한 시카고 심포니 금관색션에서 인정을 받고 훌륭하게 연주하신 분으로 연주 실력 뿐만 아니라 멘탈도 아주 강하신 분이죠. 겉으로는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아주 따뜻한 성품으로 큰 스튜디오를 잘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입니다. 특히 학부과정 학생들에게는 첫 1-2년은 기본기에만 집중을 하시면서 연주에 있어서 필요한 모든 요소를 튼튼히 다질 수 있도록 지도하십니다. 그리고 시카고 심포니의 전설적인 아놀드 제이콥스 (Arnold Jacobs) 선생님의 “노래와 바람” (Song and Wind) 가르침을 바탕으로 호흡과 버징에 힘을 기울이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테크닉에만 몰두하시는 분은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여러가지 개념과 엑서사이즈를 가르치시면서 학생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풀어나가는 사고방식을 키워줌과 동시에, “호른 주자 이전에 음악가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개념 또한 뚜렷하십니다.
존 보엔 (Jon Boen) – 이 분은 시카고 리릭 오페라 (Lyric Opera of Chicago)의 수석 호른이시고 보충 레슨을 맡으십니다. 학기당 8번은 보엔 선생님의 레슨을 받고 또 오케스트라 오디션 수업도 가르치십니다.
스튜디오 크기: 평균 20-26명. 학교 내에 관악부 2개, 오케스트라 2개, 그리고 그 외에도 현대음악 앙상블과 바로크 앙상블이 있기 때문에 스튜디오가 아주 큽니다.
장학금: 학사, 석사, 박사를 통틀어서 아주 비쌉니다. 학사는 미국에서 쓰이는 표현으로 need-base aid를 주는데 가정의 수입을 비례로 주는 장학금 또는 대출이 있고 석사나 박사과정은 오디션에 따라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도시: 에반스턴 (Evanston). 에반스턴은 시카고 외곽에 있는 소도시입니다. 생활비는 비싼 편에 속합니다. 콜번이나 커티스 만큼 가깝지는 않아도 굉장히 쉽게 시카고 심포니 공연을 보러 갈 수 있죠. 시카고도 미국에서 3번째로 제일 큰 도시인 만큼 볼 것, 먹을 것, 즐길 것이 아주 많은 곳이죠. 미국 중서부의 또 특이한 문화를 체험 할수도 있습니다.
장점: 윌리엄스 선생님의 철학은 “취직도 중요하지만 일단 균형잡힌 연주자가 되어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윌리엄스 선생님은 호른에 집중하시기 전에 체육대를 가실 예정이였는데요. 그만큼 운동과 웰빙에 중요성을 호른과 음악에도 접용하십니다. 큰 스튜디오 임에도 불구하고 스튜디오 분위기도 화목하고 학생들과 관계는 아주 친근하고 서로 응원해주는 환경입니다. 관악부가 아주 훌륭한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학교입니다.
이제 또 데이빗 쿠퍼같은 훌륭한 수석 주자가 시카고 심포니에서 연주를 시작하니 그것 또한 큰 장점이죠? 이 외에도 Chicago Civic Orchestra라고 시카고 심포니의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매년 오디션을 열어서 오케스트라 하나를 만들 정도의 인원을 뽑고 시카고 심포니 연주자들의 지도하에 코칭/레슨도 받는 프로그램입니다. 학교 수업과 병행하기에는 스케쥴이 벅찰 수 있지만 그만큼 보람있는 경험이죠.
단점: 제일 큰 단점은 스튜디오가 커서 어쩔수 없이 학생들 간의 실력차가 큰 편입니다. 스튜디오의 탑 학생들은 시카고 Civic을 통해 시카고 심포니나 오페라에도 객원으로 나가는 반면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그만큼 좋은 기회를 얻기가 힘들고, 전액장학금을 받을 확률이 적고 생활비도 싸지는 않아 경제적으로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음 주에는 마지막으로 라이스 대학교의 셰퍼드 음대에 대해서 얘기하고 다른 학교들도 총정리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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