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Search
Writer's picture#HornTipYJK

#호른팁 서른여덟째 주: 로스 엔젤레스 필하모닉 수석 앤드류 베인 인터뷰 (3)

처음으로 이 인터뷰 접하시는 분들은 서른여섯째와 서른일곱째 주 #호른팁 보셔서 전에 올린 질문과 답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긴 인터뷰지만 좋은 내용이 아주 많으니까 꼭 참고해주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요즘엔 많은 연주자들이 오디션을 볼 때 패널이 미스톤 없이 (note-perfect) 깨끗한 연주자만 원한다고 생각하는데요 — 이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모든 오케스트라나 제 동료들의 의견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제 의견만 분명히 하겠습니다. LA필하모닉 오디션의 경우 이제까지 한 번도 깨끗하게만 연주해서 오디션을 이기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상임지휘자 (영어로는 music director라고 하죠 — 그대로 번역하면 지휘자가 아닌 “음악 감독”이란 뜻입니다)는 타이틀에 맞게 음악가를 찾기 때문이죠. 그리고 제 경험을 토대로 보면 대부분의 패널은 좋은 테크닉은 말할 것도 없고 음악을 더 아름답고 신빙성있게 연주하는 사람을 뽑는 경우가 더 많다고 느낍니다.

한 번은 3차에서 아주 음악적 감각이 뛰어난 참가자가 있었어요. 하지만 4차에 가서는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뭔가 어긋나더라고요. 패널은 여기서 오디션을 멈추지 않고, 대신 그 연주자를 초대해서 오케스트라와 직접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줬고 결국 그 연주자는 오디션을 이기게 됐습니다. 연주자가 음악을 우선시한 것을 패널이 인정해 준 제일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연주자가 독특하고 음악을 깊게 생각하는 것이 들리면 패널은 많은 실수를 무시할 수 있어요. 실수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 번도 완벽한 오디션은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진짜 대단한 오디션은 들어봤지만 완벽은 아니였죠. 세계 톱 클래스 연주에서도 실수는 분명히 있어요. 우리 오케스트라에서 제일 훌륭한 연주자들도 실수는 합니다. 대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실수 자체도 많이 일어나지는 않죠. LA 필하모닉 뿐만 아니라 다른 최상급 연주자들은 집중력 레벨이 굉장히 높습니다. 가끔 실수는 있겠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금방 회복하죠.

보통 오디션에서 참가자가 실수를 하면 정신적으로 해메고 실패하는 게 들려요: “오! 젠장. 이젠 틀렸군.” 하지만 참가자가 실수를 하지 않으면 오히려 제가 더 걱정돼요. 만약에 4-5곡을 불고 나서도 실수가 하나도 없으면 전 스스로 “그래.. 하지만 이 사람은 실수를 하는 순간 어떻게 대처할까?” 하고 묻습니다. 왜냐하면 완벽한 연주자란 존재하지 않으며 실수 후 반응을 듣는 게 이 사람이 어떤 연주자인지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주기 때문이죠 — 그냥 포기하는가? 아니면 다시 집중할까?

실수없는 연주에 집중하는 연주자도 결국 실수는 하게 되어 있어요. 그 후에는 뭐가 남나요? 만약에 실수하고 음악적으로 아무런 의미없는 연주를 하면 패널은 그 실수만 듣죠. 반대로 멋진 음악을 만들고 패널에게 아주 뚜렷한 아이디어를 전달하며 그 지정곡이나 엑섭의 전체적 음악을 들을 수 있게 연주한다면 패널은 여러 종류의 실수를 용서 할 것입니다.

전 오디션을 일곱 번 이기면서 단 한 번도 완벽한 오디션을 분 적이 없습니다.

“기준점 위의 삶”이란 철학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수 있을까요?

“결과보다는 과정”과 연관이 있습니다. 스스로 연습을 하면서 “어떻게 준비해야 내 최악의 연주도 취직할수 있는 기준점을 넘어설 수 있나?” 물어보세요.

제일 못 부는 날에도 오디션을 이길 만한 실력을 키우는 것은 제가 오랫동안 도전해 온 목표입니다. 그 지점에 도달하면 오디션엔 아무 문제가 없겠지요. 중요한 질문은 “어떤 기본기나 테크닉의 요소를 매일매일 연습해야 오디션을 이길 만한 레벨의 연주를 구사할 수 있을까?”입니다.

보통 많은 연주자들이 지정곡/엑섭 몇몇개는 오디션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뛰어나게 잘 연주합니다. 하지만 제일 취약한 지정곡/엑섭은 패널들의 기준에 한참 못 미쳐요. 패널이 이런 불균일한 연주를 듣는 순간 연주자는 오디션을 이기기 훨씬 힘들어지죠.

가끔 오디션이 끝나고 “훌륭한 연주자는 많이 있었지만 아무도 오디션을 못 이겼어”라는 소문이 돕니다. 패널이 실패한 오디션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요. 지정곡 순서를 아주 어렵게 해서 어느 누구도 고용할 수 있는 기준점에 못 미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오히려 그런 오디션을 선호해요. 실력이 떨어지는 연주자들을 금방 자르기 쉽기 때문이죠. 전 연습하면서 엑섭과 엑섭 사이의 정신적 준비에 집중합니다. 여러분도 이런 연습을 해야 해요. 일부러 어렵고, 극단적이고, 불편한 지정곡/엑섭 순서를 만들어서 제일 취약한 곡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패널은 이런 상황을 많이 들어봤어요. 누군가 두 세개 곡은 아주 잘 하고 그 다음 2-3게는 “으잉 이게 뭐야?”라고 묻게 하는 연주 말입니다. 고용자 입장으로 굉장히 불안한 연주죠.

그러므로 항상 스스로 물어보세요… 예를 들어 본인의 저음이 오디션을 이길 만한 실력인가? 답이 ‘아니오’라면 당장 연습을 통해 기준점 위로 올라가게 하세요.

선생님은 하루에 조금씩 여러 번 연습하는 방법을 추천하십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단 많은 연구에서 우리가 제일 오래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전 오디션이나 다른 더 떨리는 상황을 대비하는 연습을 할 때 매 세션 30분을 초과하지 않죠. 30분 내에는 보통 더 작게 5분씩 더 나뉘어서 목표를 뚜렷하게 하는 연습을 하지만 더 작게 할애 할 때도 있어요.

학창시절에는 연습할 곡을 좋아질 때까지 무작정 반복했어요 — 20분, 40분, 한 시간 — 그리고 그 다음 곡으로 넘어갔죠. 이런 방식으로 연습하면서 정작 진짜로 필요한 테크닉이나 곡은 몇 주씩 거르곤 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제가 따로 연습해야 할 요소들이 더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왜 그랬을까요? 왜냐하면 모짜르트 4번만 40분씩 반복하면서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정작 저음역, 유연성이나 다른 부분은 하나도 연습을 안했기 때문이죠. 만약 하루에 3시간 연습을 한다면 40분은 큰 비중을 차지 하는 거에요!

그래서 5분씩 정확하게 목표를 세우는 연습을 시작했어요. 모짜르트 4번을 40분 연습하면 그 중 10-15분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반복만 하고 문제점을 풀어 나가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됐거든요. 5분 동안 한 문제점에 초집중 연습을 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게 됐습니다. 만약 모짜르트 협주곡에 40분을 할애하고 싶다면 하루에 5분씩 8번 나뉘어서 연습 계획을 짜는 것이죠. 그래서 아침에서 밤까지 각 세션이 돌아올 때마다 꼼꼼히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전 이런 연습 방식을 통해서 더 열심히, 많이, 그리고 빠르게 배워요. 또 제 연습 계획에 모든 분야가 골고루 균형이 잘 잡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고 모든 요소를 커버하는 데 시간은 조금 더 걸리겠지만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죠. 멜버른 오디션을 이 방식을 통해 아주 철저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숀베르그 쳄버 심포니를 하루에 30분씩 연습하기로 하고 하루 총 연습을 6세션을 나뉜 다음 각 세션마다 5분씩 숀베르그에 손을 댄거죠. 5분이 너무 짧다고 느낄 수 있어요. “아 조금만 더 연습하면 풀릴 것 같은데…” 하지만 이미 계획을 짜고 5번 더 돌아와서 연습을 할 걸 이미 알고 있으니 계속 더 발전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믿는 거죠. 일주일, 한 달, 6개월 후 뒤돌아 보면 이런 식의 연습이 한번에 20분, 30분씩 연습한 것보다 더 큰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것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토니 로빈스 (Tony Robbins, 미국 작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사람들은 자신이 1년에 이룰 수 있는 성과를 과대평가하고 10년에 이룰 수 있는 성과는 과소평가한다.” 제 연습도 이런 생각과 비슷하다고 느껴요. 5분밖에 없어서 초조해질 수 있지만 그 5분 동안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연습하고 발전시키는 목표와 계획이 뚜렷하면 일주일이나 한달 후 아주 큰 차이점을 느끼실 거에요.

아직도 긴장되는 경우가 있으세요? 연주 중 떨림이나 부정적인 생각은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긴장되는 때는 있습니다. 돈 그린 선생님의 메소드 외에도 15년 동안 제가 직접 만들고 아주 효과적인 센터링 (centering - 명상을 통해 긴장감과 떨리는 에너지를 포커스하고 연주에 쓸 수 있게 집중해주는 방법) 연습도 있죠. 특별히 스트레스 높은 공연이나 오디션이 있으면 이런 연습을 더 많이 하고 공연 날짜가 가까워 질수록 더 많이 반복해요. 만약에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면 당일 몇 번씩 계속 센터링을 하고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한 번 더, 시간이 있으면 무대 위에서도 한 번 더 합니다. 모든 공연에 쓰는 방법이죠. 센터링은 집중력을 높여주고 모든 연주자들이 긴장될 때 나오는 산만한 에너지를 오히려 연주에 도움이 되도록 바꿔줍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좌뇌가 활발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돈 그린 선생님의 집중력 강화 연습 중 하나는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제 어깨에 앉아 있는 자그마한 친구가 하는 말로 상상하는 것입니다. 그 친구 이름은 밥 (Bob)이라고 하죠. 부정적인 생각이나 심지어 긍정적인 코멘트도 들리기 시작하면 전 밥한테 나중에 얘기 하자고 하고 연주에 더 몰두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지만 자신감을 잃게 하는 것이 제일 나쁜 결과죠. 제가 만약 이런 생각이나 기분이 들면 센터링 중 긍정적인 만트라를 고릅니다. 예를 들어서 “넌 할 수 있어!”아니면 “난 준비 잘 됐어! 가자!” 등등요.

하지만 이보다 더 자신감이 없으면 제가 아예 더 뛰어난 연주자가 된 것처럼 가정합니다. 센터링을 하면서 제가 연주 중 항상 자신감 있어 보이는 스테판 도어, 사라 윌리스, 라도반 블라코비치 — 아니면 우리 오케스트라에 다른 훌륭한 연주자들—을 연기하는 것처럼요. 물론 그분들도 떨리는 때가 분명히 있겠죠. 하지만 제가 그 분들은 본질적으로 자신감있게 연주하는 분들이라는 것을 믿고 직접 그분들이 된거라 믿으면 저 역시 자신감 있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이죠.

어떤 날에는 제가 스스로 자신감이 넘쳐나게 할 수 있고 다른 날에는 내가 다른 연주자가 된것처럼 연기해서 자신감을 불어 넣어야 할 때도 있죠. 둘다 다른 방법이지만 결국 좋은 연주를 하는 최종 목표는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상관 없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번주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주 글을 통해 앤드류 베인 인터뷰 번역 프로젝트를 끝내겠습니다. 열연하세요!

9 views0 comments

Kommentar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