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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picture#HornTipYJK

#호른팁 서른여섯째 주: 로스 앤젤레스 필하모닉 수석 앤드류 베인 인터뷰 (1)

이번 주부터 몇 주 간에 걸쳐 장기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려 합니다. Auditionplaybook.com에 실려 있는 앤드류 베인의 인터뷰를 번역하는 프로젝트인데요. 특히 이 인터뷰를 고른 이유는 기존의 유명한 호른 연주자들의 인터뷰와는 다르게 오디션이나 연습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고, 베인 선생님의 커리어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용이 있어서 한국 호른 커뮤니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Auditionplaybook.com은 라셸 젠킨스 (Rachelle Jenkins)가 시작한 오디션 코칭 웹사이트 입니다. 젠킨스도 베인 선생님 밑에서 공부했고 사제관계 덕에 내용이 더 풍부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로 된 원본 인터뷰는 이 링크를 통해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https://www.auditionplaybook.com/blog/bain-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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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처음 보셨던 오디션에서부터 지금까지 오디션 여정에 대해서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맨 처음 봤던 오디션은 대학교 2학년이었을 때 애들레이드 쳄버 오케스트라 객원 오디션이였어요. 준비도 전혀 안 됐고 지정 엑섭들도 몰랐죠. 아마도 심사위원들이 속으로 “얘는 왜 우리 시간낭비를 하는거지?”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1년 뒤에 애들레이드 심포니 객원 오디션을 봤는데 그것 또한 망쳤어요. 그때 미처 생각 못 했던 점은 객원을 쓸 경우 대부분 저음 호른을 필요로 하는데 저는 저음을 전혀 못 불었어요! 베토벤 교향곡 9번에 나오는 4번 호른 솔로를 불어야 했는데 페달 ‘시 플렛’은 간신히 내고 그 밑에 페달 ‘파’를 내는데 아마도 7번 정도 시도 했던것 같아요. 나머지 부분은 괜찮았고 심사 위원들도 다시 저음이 나오는 부분을 시켰지만 결과는 똑같았어요 – 저음은 전혀 안 나왔죠. 그 때 심사 패널이 “객원 명단에는 붙여 줬지만 널 고용하는 일은 없을 거야”라고 하셨죠.


처음으로 정단원 오디션을 본 건 시드니 심포니 4번 호른 오디션이었어요. 경험 삼아 봤는데 1차도 통과 못했죠.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었죠. 하지만 몇 년 후 애들레이드 심포니 부수석 오디션을 이겼어요. 그때 제프 콜린슨 (Geoff Collinson)의 제자로 있었는데 오디션을 준비하는 동안 잘 지도해주셨어요. 오디션 5일 전에 연습도 많이 하고 매일 밤 뮤지컬 쇼에서 연주하는 등의 이유로 입술이 꽤 과로되어 있었어요. 선생님은 그 때 오디션에 나올 엑섭을 모아서 카세트 테잎을 만들고 그냥 반복해서 들으라고만 하셨어요. 그래서 시드니 시내를 운전하면서 쉬지 않고 계속 테잎만 들었죠. 계속 듣고 따라 노래하고 보통하는 웜업 외에는 오디션 연습은 안했어요.

애들레이드에서 1년정도 연주했을 때쯤 시드니 심포니 3번호른 자리가 열렸어요. 1차에서 미스톤을 몇 개 냈는데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했어요: “아! 미스톤을 너무 많이 냈다. 여기가 끝이군.” 끝났다고 생각하고 대기실로 돌아온 후에는 2시간 동안 다른 연주자들과 얘기하고 있었는데 매니저가 와서 “심사 패널은 4명을 2차로 통과시켰습니다. 앤드류, 5분 후에 오디션 할 준비하세요”라고 하는 거에요. 허겁지겁 다시 웜업하고 준비를 했지만 잘 못 불었어요. 결국 오디션은 못이겼지만 중요한 교훈을 얻었죠.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아직 오디션을 보고 있는 상태이고 항상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 다음에는 브리즈번에 있는 퀸스랜드 심포니 수석자리가 열렸어요. 진짜 원했던 자리였고 준비도 철저하게 했죠. 사람들 앞에서 예행 연습도 하고, 스스로 녹음도 많이 하고, 정신적 훈련도 많이 했죠. 결국 오디션을 이겼고 유럽으로 유학갈 장학금을 타기 전까지 수석 자리에서 연주했습니다.


브리즈번을 떠나고 빈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유럽에서도 몇몇 오디션을 봤지만 다 허탕이였죠. 그 때 저는 연주중 스스로 흠을 잡는 나쁜 습관이 있어어요. 연주를 하는 중에도 머리 속으로는 “누가 이딴걸 듣고 통과 시켜주겠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호주로 돌아가야 하기 바로 전에 간신히 뮌헨 심포니에 자리를 얻었지만 한 달에 38개 서비스를 하면서 더 큰 라디오나 오페라 오케스트라 오디션을 보려고 하니 육체적 정신적으로 준비를 전혀 못했죠. 연주 중 지적하고 분석하는 습관 때문에 제가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디션도 1차에서 많이 떨어졌어요. 결국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 때 돈 그린 (Don Green)선생님의 방법을 찾아보고 시도해 봤습니다.


슈투트가르트 오페라 3번 호른 오디션을 봤는데 2차를 불고 스스로 만족해 하고 있었어요: “아주 멋진 오디션이였어! 분명히 이길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결국 2차에서 떨어졌어요. 3차도 못 분 거에요. 많이 괴로워 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 제 선생님이신 윌 샌더스 (Will Sanders) 선생님께서 슈투트가르트 색션에 연락해서 이유를 물어봤더니 색션은 “그 친구는 너무 수석 같이 불고 우리는 3번 호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오디션을 이겼어도 잘 맞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는군요. 오디션을 아무리 내가 원하는 만큼 잘해도 색션이 찾는 인재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의 좋은 예였고 그렇게 괴로워 할 일이 아닌거죠. 또 하나 더 좋은 교훈을 얻은 거에요!


이때쯤 시드니 오페라 오디션도 봤습니다. 개인마다 초청되는 오디션이여서 준비 과정은 조금 달랐지만 오디션은 이겼어요. 하지만 일을 시작하고 나서 보니, 오페라 보다는 심포니에서 연주하는게 제 적성에 더 맞는 걸 느꼈어요. 마침 브리즈번에 있는 제 옛 자리가 아직도 공석으로 남아있어서 다시 오디션을 봤고 매일 돈 그린 방법을 통해 아주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겼습니다.


브리즈번에서 5년 동안 활동할 때 쯤 멜버른 심포니에 수석 자리가 열렸어요. 이 포지션은 제가 항상 꿈꾸던 자리였기 때문에 제가 불 수 있는 최상의 오디션을 연주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쓰겠다고 다짐했어요. 오디션 5개월 전부터 계획을 짜기 시작했어요. 첫 단계는 일단 테크닉을 완벽하게 하고 제 단점을 제대로 고치는 데 신경을 썼어요. 두번째는 정신적으로 모든 지정곡과 엑섭을 제가 원하는 대로 연주하는 모습을 뚜렷하게 상상하고 주입시키는 것이였죠. 지정곡을 논스톱으로 몇 달동안 계속 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3주는 돈 그린의 21일 계획을 따라했습니다. 연습 시간을 기록하고, 엑섭을 그룹으로 나뉘어서 연습하고, 오디션에 필요한 테크닉을 더 완고하게 할 엑서사이즈도 만들고, 제일 연습을 많이 해야 할 엑섭을 고르고 등등— 빈틈 없이요. 오디션 2주전 멜버른에 가서 친구들이나 다른 연주자들 앞에서 예행 오디션 연습을 많이 했어요. 홀에도 가서 모든 연습실에서 무대까지 나가는 거리도 걸어보고 제 정신 훈련에 삽입할 이미지를 반복해서 각인시켰습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는 날엔 굉장히 안정되어 있었습니다. 첫번째 곡은 모짜르트 협주곡 4번이였는데 이전에 분 것 보다 미스톤이 제일 많았어요. 몇 년 전이였으면 여기서 끝이였겠지만 전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오히려 더 결심하고 집중력을 증가했습니다. 다음 곡은 하이든 교향곡 31번에 나오는 엑섭이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만큼 엑섭을 잘 분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리스트에서 제일 어려운 곡이였기에 나머지 곡들은 훨씬 더 안정적으로 불 수 있었습니다. 전에 모든 부정적인 오디션 경험이 결국 그 날의 성공을 위해서는 필요했던 것 같아요. 연습실에서 3차를 불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3시15분에 시작을 한다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3시반, 3시45분, 4시가 지나갔죠. 다른 때였으면 너무 많이 불고 이미 지쳐있었겠지만 이런 시나리오도 생각하고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4시15분에 무대로 올라오라고 할 때 전 아무 문제 없었죠. 집중을 초기화하고 맑은 정신상태에서 훌륭한 3차 오디션을 연주하고 자리를 이겼습니다.


LA오디션을 볼 때도 준비상태는 아주 좋았어요. 일주일 전에 미국에 와서 친구 집에서 마지막주를 준비 했습니다. LA에 왔지만 솔직히 그 자리에 뭘 기대할지는 잘 몰랐어요. 멜버른에서 이미 아주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큰 압박감은 없었죠. 제일 긴장된 건 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을 원하는 것 밖에 없었죠. “몇 차 까지 갈 수 있을까?” 정도의 호기심도 있었고요. 1차, 2차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3차는 아주 좋았어요. 3차에 갈 때는 제가 이길 수 있다고 확신했었어요. 2차에서 미스톤이 몇개 있었지만 패널이 이걸 감안하고 저를 통과시켜주면 당연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3차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연주를 했기 때문에 그 다음 결과는 상관 없었어요: “내가 준비할 수 있을 만큼 다 준비하고 오늘 이 시간에 내가 제일 잘 불 수 있는 만큼 불었어. 패널이 날 원하면 원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고!” 결국 운좋게 패널 다수가 저를 위해 표를 던져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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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이 첫번째 질문에서 멈추기로 했습니다. 답이 아주 길고 내용도 많아서 한 주 용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남은 인터뷰 내용도 많이 있으니 기대해주시고 이번 주도 열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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