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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른팁 스물넷째 주: 슈미트 (Schmid) 더블호른에 대하여

이번 주에는 알렉산더와 같이 한국에서도 많이 쓰이고 유럽 외에서도 많이 쓰이는 슈미트 더블혼에 대해서 얘기해보려 합니다.

엥겔베르트 슈미트는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호른 제조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슈미트에게는 연주자에게 가장 편안한 악기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했습니다. 물론 모든 메이커들은 항상 각 호른의 소리나 특성을 유지하되 연주자에게 편안함을 선사하는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는데요. 특히 슈미트는 연주자 위주로 악기를 만드는 쪽으로 더 기우는 편이죠. 이런 연주자를 위한 배려는 다음과 같은 장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무척 가볍습니다. 슈미트의 철학은 악기에 무게를 더 싣고 싶으면 추가할 수 있지만 이미 무거운 악기를 만들면 더 이상은 가볍게 만들 수 없다는 점에서 시작했습니다. 연주자 더 어둡거나 깊은 소리를 내고 싶은 경우에는 더 무거운 벨이나 벨브에 추를 달아서 소리를 바꾸게 도와줄 수 있다고 믿었죠. 관도 최대한 길고 균일하게 만들어서 불필요하게 용접할 부분을 없애고 관과 벨도 아주 얇게 만들었죠.


2. 연주자가 원하는 텅잉이나 음시작에 반응이 아주 빠릅니다. 슈미트를 애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이 부분을 아주 좋아하는데요. 연주자가 입에서 무엇을 바꾸든 호른에서 반응이 금방금방 나타납니다. 특히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하거나 아주 여린 음을 낼 때 이런 악기가 큰 도움이 되죠.


3. 기타 섬세한 배려. 벨브가 움직이는 각도를 최대한 줄여서 손가락에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고 튜닝 슬라이드를 일부러 아주 길게 만들어서 핑거링이 어려운 이조를 해야할 때 더 쉽게 연주할 수 있게 하는 등등 작지만 연주자가 악기 때문에 음악에 방해되는 건수를 최대한 줄이려고 한 노력이 여러군데 보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호른은 없죠?

1. 악기 소리가 흥미가 없습니다. 이는 유럽에서 슈미트가 흥행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인데요. 예를 들어서 알렉산더나 팩스맨 같은 경우 어느 정도의 저항력과 관이 감긴 틀이 자연적으로 소리에 특성을 실어주는 반면 슈미트는 연주자가 아주 뚜렷한 소리에 대한 구상이 없으면 그냥 심심하고 특별히 특성이 강한 소리가 안 나옵니다.


2. 잘못 불면 소리가 깨진다. 이건 악기를 너무 가볍게 만들려고 하는 노력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인데요. 관이 어느 정도 두껍거나 벨목이 크면 세게 불 때 소리가 너무 밝아지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슈미트는 벨목도 작고 관도 아주 얇아서 이 악기에 맞게 세게 부는 테크닉이 없으면 특히 세게 불 때 소리가 파열되기 쉽습니다.


3. 관이 너무 얇아서 악기 손상되기 쉽다. 아주 약하게 딱밤을 때려도 움푹 패일 정도로 얇은 관은 특히 관리하기 힘들죠. 호른은 케이스에 있어도 밖에 충돌이 있으면 손상이 가기 쉬운데 슈미트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신경도 더 많이 써야하고 조그마한 손상이라도 소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죠.

요약해서 얘기하자면 슈미트 더블호른은 고유의 소리나 음악적 구상이 뚜렷하고 효율적으로 큰 소리를 가지고 있는 연주자에게는 아주 훌륭한 악기지만 생각없이 불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연주자가 되게 만드는 악기이기도 합니다. 슈미트의 뛰어난 점은 특히 트리플호른에서 나타나는데요, 연주자로 하여금 악기를 최대한 편안하게 불 수 있도록 해주는 효율적인 디자인과 더 많은 관으로 추가된 무게 때문에 아주 많은 연주자들이 애용하는 호른입니다.

마지막 예로 뉴욕필하모닉 호른 색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예전부터 미국의 클리브랜드, 필라델피아, 뉴욕 연주자들은 다른 지역보다 어둡고 소리의 넓이가 큰 성향이 있습니다. 특히 이런 톤을 내기 쉽게 한 콘8D (Conn 8D) 모델을 많이 썼는데요, 대신 콘의 문제점은 너무 무겁고 음색이 다양하지 못한 것이었죠. 하지만 2000년대 초부터 슈미트가 북미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뉴욕필하모닉 호른 색션의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뉴욕에서 슈미트 호른이 성공한 이유는 뉴욕 연주자이 특성이 뚜렷한 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 소리를 슈미트 호른을 통해 훨씬 더 쉽게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뉴욕에서는 슈미트를 선호하는 연주자들이 있고 특히 트리플호른은 뉴욕 외에도 미국에서 고음 전문가들에게 필수품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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