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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른팁 서른일곱째 주: 로스 엔젤레스 필하모닉 수석 앤드류 베인 인터뷰 (2)

지난주에 이어 인터뷰 번역을 올립니다. 상당히 길었던 첫번째 질문을 놓치셨다면 서른여섯째 주 #호른팁 참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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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생님은 로스 앤젤레스이나 필하모닉이나 콜번 음대 등 오디션 스크린의 반대편에 계시는 경우가 더 많은데 많은 연주자들이 오디션 준비에서 제일 소흘히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준비 단계에 따라 다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곡을 제대로 공부를 못한것이 티가 나요. LA필하모닉 오디션에선 전체적 레벨은 높지요. 가끔 이상한 참가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연주자들은 좋은 테크닉이 있고 지정곡도 잘 알고 있지요. 하지만 그 레벨에서도 부족한 요소는 분명히 있어요. 대부분의 경우 음악에 대한 신념이 떨어진다는게 들려요. 본인의 해석을 설득력있게 표현하지 않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패널이 듣고 싶은 음악을 억지로 연주하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통틀어서 얘기 하자면 나쁜 리듬과 음정은 참가자를 떨어트리는 아주 노골적인 요소들이죠. 하지만 반대로 올바른 리듬과 음정만 분다면 LA필하모닉 같은 레벨에 오케스트라에는 절대 오디션을 못이기죠.

콜번 학교 오디션이나 예행 오디션에서 제일 두드러나는 것은 곡 자체를 잘 모르고 엑섭이 곡 전체에 어떻게 맞나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이런 문제점은 어느 오디션에서나 짤리는 지름길이죠.

누가 제게 베인 선생님 밑에서 배우는 경험에 대해서 물으면 항상 “결과 보다는 과정”이라고 답을 하는데요. 항상 이런 철학을 통해서 오디션 준비를 하셨나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게 되시고 이런 사고방식이 왜 중요한가요?

원래 전 항상 결과에만 집중을 했어요 – 특히 대학교 시절에는요. 악기나 음악에 어느정도 재능이 있어서 테크닉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죠. 하지만 항상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만 연습했어요—애들레이드 오디션에서 망친 베토벤 9번 엑섭이 좋은 예죠. 과정이 얼마나 중요하진 굉장히 오랜 시간 후에 깨달았어요. 제가 처음 이긴 몇몇 오디션도 다 결과를 위주로만 생각했지요. 그냥 예쁜 소리를 내고 문제점있는 부분들을 제대로 고치지 않고 감추려고 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어요. 아직도 전에 말러 교향곡 5번을 준비하면서 어떤 음을 빼고 더 여리게 불어야 하는 계획을 만든게 기억나네요. 그렇게 안했으면 곡 끝까지 절대 못불었거든요. 제대로 발전하는 과정 보다는 “일단 음만 커버하자”라는 생각이였죠. 매일매일 테크닉을 갈고 닦아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에 시간 투자를 안했어요. 곡이나 엑섭은 많이 연습했지만 진정 균일하게 성공적으로 연주하는 요소들은 연습을 안한겁니다. 음악에 소질이 있었고 연주 할 때 무엇을 원하는지가 뚜렷했기 때문에 빈약한 테크닉은 감출 수 있었던거죠. 겉으로 볼때는 잘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머리속엔 여러 문제점을 피해다니느라 어지러웠죠.

독일에 갔을 때는 “난 악기도 잘 불고, 브리즈번에 있는 자리도 이겼고, 말러 5번도 불수 있고, 녹음을 들어봐도 괜찮아. 독일 스타일만 배우면 큰 라디오 오케스트라는 식은 죽 먹기일거야”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윌 샌더스 (Will Sanders) 선생님은 오로지 기본기와 테크닉에만 집중 하셨어요. 전 “난 이미 악기를 잘 불수 있는데 이런 기본기는 필요없어”라고 자만했죠. 하지만 1달정도 후에는 제 실력이 얼마나 빈약하지를 깨달았어요. 문제점이 너무 많아서 제 능력이 많이 제한되어 있었던걸 말이에요.

이때부터 성공을 위해선 어떤 요소들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결과에만 집중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연주에 필요한 요소들에 집중을 하기 시작한거죠.

“결과 보단 과정”이란 사고방식으로 바꾸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돈 그린 (Don Greene)선생님의 가르침과 제 스포츠 배경의 경험을 합치면서 제대로 깨닸게 됐어요. 제가 농구를 가르치고 코칭하면서 항상 생각한건 “무조건 이겨야해. 이겨야해! 이겨야해…” 였지만 존 우든 (John Wooden, 아주 유명한 미국의 대학교 농구 코치) 코치님은 우승에 집착하는 것보다 스킬을 올바르게 실행하는 과정을 우선시 하면 자연스럽게이길 확률도 높아진다고 하셨어요. 마찬가지로 오디션에서 잘 불기 위해선 일단 모든 방면에서 균형잡힌 연주자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기본기와 테크닉에 관련된 요소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죠.

오디션에서 목적은 내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죠. 결과는 알아서 결정이 됩니다. 만약 제가 오디션에서 잘 불면 그건 오로지 제가 그날 제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준비를 했기 때문이죠. 만약에 전에 본 오디션에 스테판 도어도 참가 했다면 제가 뭘 하든 분명 그분이 더 잘 불으셨을거에요. 전 제 능력하에 제어 할 수있는 요소들만 컨트롤 할수 있고 다른 사람의 실력에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죠. 이걸 인식하는 것이 준비를 하는 태도의 시작입니다. 어떻게 준비를 해야 압박감 높은 때에 제대로 실력발휘를 할 수 있을까요? 오디션에선 연주자가 결과를 결정 지을 수 없어요. 마찬가지로 누가 오디션을 보러 오는 것과 패널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한 우리가 제어할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 실력을 제일 잘 보여줄수 있는 것과 그러기 위해선 필요한 요소와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죠.

선생님은 “악기 없이 엑섭을 배우는 방법”을 추천하시는데요. 연습 시간에는 엑섭을 계속 반복하는 것 보다 기본기와 테크닉을 집중해서 연습하고 지정곡이나 엑섭은 정신적 연습을 통해 음악적 계획을 뚜렷하게 하는 방법을 말씀하십니다. 많은 연주자들이 연습하는 방법과 다른데요, 이런 연습 방법의 장점에 대해서 더 설명 해주실수 있을까요?

오디션을 보기 시작하면서 일찍 깨우친 교훈은 일단 기본기와 테크닉이 좋은 상태에 있고 지정곡에 대한 음악적 구상이 뚜렷했을 때 연주는 저절로 잘 됐다는 것이였습니다. 호른 연주자로써 우리는 하루에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무턱대고 반복하는데만 쓰면서 스스로 묻게 되는 질문이 있는데: “내가 진짜 어려워 하는 문제점을 제대로 풀어나가는 건가 아니면 그냥 음만 억지로 배우고 있는 것인가?” 오케스트라 엑섭을 천번 반복하는데 제대로 하지 않고 문제점이 아직도 있으면 결국 실패하게 됩니다. 문제점을 감추려고 계속 반복하는 부실한 연습을 하면 오디션 같이 떨리는 상황에선 망해요.

이런 실수는 저도 많이 겪었고 패널에서 오디션을 들으면서도 많이 들었어요. 보통 오디션이나 공연 후 많이 하는 말은 “어우.. 그 부분은 한번도 실수 한 적이 없었는데”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려고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반드시 있어요. 그 부분 자체에 문제는 없을수도 있지만 그 전에 다른 요인으로 인해 실수가 날수도 있고 매일매일 튼튼한 기본기 없고 생각없이 반복연습만 해서 부실공사가 들어난 것일수도 있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이긴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스케쥴상 너무 바빠서 어쩔수 없이 악기 없이 오디션 엑섭을 공부을 해야한 것을 돌이켜보세요. 머릿속에 실수 없고 내가 원하는 소리와 스타일을 갖춘 깨끗한 지정곡/엑섭의 이미지가 뚜렷하면 호른에서 그 버젼을 연주 할 확률이 높아지죠. 만약 본인의 테크닉이 그 버젼에 맞거나 더 높은 레벨이면 당연히 그 멋진 음악을 구사 할수 있습니다.

만약 문제점을 안고 계속 무한반복 연습을 하면 어느정도 균일성을 이룰수 있겠지만 한계점이 분명히 생겨요. 전 제가 호른을 불수 있는 능력에 제한돼지 않고 테크닉과 기본기를 최대한 갈고 닦아서 머릿속에 있는 청명한 음악을 악기에 불어 넣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엑섭을 입술에 익히는 시간이 적어서 연습을 안한것 같이 느낄수도 있지만 전 이제 악기 없이 다양한 연습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 정신적 연습, 음반 듣는 연습, 머릿속 예행 연습 등등. 제가 느끼기에는 훨씬 효율적이에요. 악기를 불면서 연습 할 때는 테크닉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막상 곡을 연주 해야할때는 내비게이션에서 “Go!”버튼을 누르는 것 같이요. 이미 음악에 대한 경로가 뚜렷하기 때문에 지도를 꺼내서 운전중 계속 분석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얘기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번주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번역에 시간도 걸리고 수정 해주시는 분도 바쁘셔서 천천히 제대로 올리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매주 #호른팁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주에 또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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