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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른팁 스물아홉째 주: 앙상블 에티켓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솔로나 실내악 연주에 힘을 많이 기울이지만 결국 다수의 호른 연주자들은 오케스트라나 관악부에 들어가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개인연습과 달리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리허설하고 공연할 때에는 마땅히 지켜야 할 예의가 있습니다. 너무 기본상식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다행이고 읽어보고 “아차!” 하시는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1. 너무 극단적인 웜업은 피하세요! – 특히 고음만 계속, 아니면 저음만 계속 세게 웜업을 하면 주변에 있는 연주자들이 아주 불쾌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난척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죠. 웜업은 쉬운 몸풀기고 모든 음역은 골고루 연습하되 항상 센스있게 부세요. 특별히 세게 불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더 일찍 리허설에 가거나 따로 외진 곳에 가서 연습을 하시고요. 배려! 배려! 배려!

2. 다른 연주자의 솔로나 멜로디를 연습하지 마세요! – 보통 수석 연주자가 솔로가 제일 많지만 2, 3, 4번 호른도 중요한 솔로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제발 동료의 솔로를 특히 당사자 앞에서 연습하거나 불지 마세요! 특히 그 솔로를 정말 아끼고 잘 불고 싶어하는 연주자는 이미 많이 긴장하고 있고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주 무례한 행동이니 절대 하지 마세요!

3. 리허설 할 곡이 아닌 엑섭이나 솔로곡 연습은 하지 마세요! – 이건 특히 학생들이 많이 저지르는 실수인데요. 물론 대회나 시험이 있으면 당연히 개인연습은 열심히 해야죠. 하지만 오케스트라나 관악부가 다 같이 모여서 리허설을 해야 할 때에는 리허설 할 곡만 집중 해주세요. 모두 제각각 시간에 맞춰서 모였는데 혼자만 따로 개인연습을 하고 있으면 그것 또한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4. 불필요한 참견, 조언은 참아 주세요! – 동료가 직접 조언을 구하지 않는 이상 나서서 참견하는 행동은 자제해주세요. 학교 앙상블이건 전문 오케스트라나 밴드건 우리 모두 스스로 풀어내고 본인의 파트에 충실하려고 하는 노력을 인정해야 합니다. 꼭 무엇을 얘기해주고 싶으면 따로 시간을 내서 친근하게 얘기를 나누는 식으로 하되, 리허설에 누굴 꼭 가르치려고 하는 행동은 전문가답지 못한 모습입니다. 이 부분은 특히 학교선배나 직장선배들이 더 힘들어 할 에티켓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수줍거나 혼자만 불안해하지 말고 조언을 요청하는 열린 자세도 좋겠죠?

위 네가지 포인트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 앙상블에서 연주할 때 꼭 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1. 첫 리허설 전에 이미 내 파트를 완전히 배우세요! – 가끔 첫 리허설에 와서 초견을 하는 연주자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쉬운 곡이라도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것이 전문가의 자세입니다. 파트를 완전히 배운다는 것은 음만 연습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파트가 다른 호른들과 어떤 관계인지, 화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른 악기들과 어떤 관계인지 등을 제대로 알고 리허설에서는 최대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 오는 것입니다!

2. 동료가 잘 하면 반드시 칭찬을 해주고 어려워 하면 응원을 해주세요! – 우리 모두 음악가로써 굉장히 민감한 직업환경에서 일을 합니다. 오디션, 대회, 다 치열한 경쟁을 하지만 그만큼 우리는 더 스스로를 격려해줘야 합니다! 솔로가 별로 없는 4번 주자가 큰 솔로를 훌륭히 해내면 당연히 칭찬을 해주고 또 수석이 컨디션이 안 좋아 솔로가 잘 안풀리면 별거 아니라고 토닥여주고 다음 기회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입니다. 네가 잘하면 나도 잘하고 결국 우리 모두 잘 되는 윈-윈 (win-win) 멘탈이 있어야 호른 색션 뿐만 아니라 앙상블 전체가 잘 융화되는 것이죠!

3. 안맞는 부분은 짚어가되 협력하는 태도로 제안하는 말투를 써주세요! – 당연히 음정, 리듬, 템포 등등 안맞는 부분이 있으면 고쳐야겠죠? 만약 수석 주자라면 직설적인 명령조 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디가 문제인지 설명을 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2-4번 색션 주자라도 협력을 위주로 하는 말투를 써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여기 음정이 너무 안맞는데 네가 너무 높게 분다 X 이 부분은 내가 네 음정을 맞추기 어려운데 아마 내가 약간 낮게 부는 것 같아, 우리 여기 다시 불어볼래? O

너네 자꾸 오케스트라 못따라잡고 질질 끌린다 X

우리가 벨이 뒤로 향하고 있어서 현악 색션 보다 소리 전달이 늦어지고 있는데 걔네 소리를 듣고 연주하는 것보다 활의 움직임에 맞춰서 불면 나아질것 같아 O

보시다시피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쉽다고 느낄수도 있겠지만, 색션 화합이나 직접적인 해결책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돼죠. 조금 길어져도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센스있는 제안을 하면 색션 모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뚜렷해지죠!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글이 많이 길어졌지만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이미 열심히 활동하시는 연주자들에게도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힘내시고 다음주에도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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